손들 인터뷰

"지루함을 견뎌야 합니다.", 토스뱅크 김영아 마케터

티거멘토 2022. 11. 6. 23:02

대학교도 가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토스 뱅크의 첫 번째 콘텐츠 매니저로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일하고 계신 김영아 마케터를 만나보았습니다. 누구보다 ‘경험’에 힘입어 커리어를 개척해오신 영아님이 왜 콘텐츠 마케터는 반짝임보다 맷집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지 인터뷰에서 확인해보세요.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원래 회사원이 되는 게 너무 싫었는데, 막상 다녀보니 너무 체질이라 계속 다니고 있는 김영아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흥미로운 오프닝인데요.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할 때부터 성적은 좋았는데 가고 싶은 곳이 없었어요. 학교에서는 항상 진로랑 꿈을 정하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전 되고 싶은 게 없는 거죠. 그래서 계속 주어진 업무는 열심히 수행했지만 목적이 없는 상태였어요.

 

그럼 대학교 진학 때 어떤 과를 가셨나요?

그래서 원래는 대학을 안 가려고 했어요.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난리가 난거죠. 대학교를 가긴 가야겠는데 친구가 “너 야구 엄청 좋아하니까 스포츠 관련된 과를 가 봐!”라고 제안했어요. 당시에 스포츠 산업학과가 제대로 되어있는 학교가 국내에 하나밖에 없어서 거기로 진학을 하게 됐어요.

 

대학에 가서는 어떠셨나요?

딱 입학을 했는데 엉망진창이라고 생각했어요. 과도 저랑 너무 안 맞고 한참 친구들이 대외활동 같은 것들에 열중할 때 저는 그것도 너무 하기 싫었어요. ‘답을 정해놓고 저게 뭐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멀티미디어실에서 혼자 클래식 영화 보고, 일반적으로 많이 안 듣는 지구과학 수업 같은 것 듣고 하면서 지냈어요. 어려서부터 반골 기질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에 학점을 좀 쉽게 딸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찾아보다가 말레이시아 해외 인턴십을 발견했어요. 한 학기 학점을 준다고 해서 갔는데 학교가 완전 악덕 기업에 저를 보낸 거예요. 너무 화가 나서 말레이시아 제일 기획 법인장님한테 이메일을 썼어요.

 

어떤 연고도 없이 그냥요?

예. 제가 한국에서 왔는데 사람 안 필요하시냐고요. 아마 법인장님은 어이가 없으셨겠죠.(웃음) ‘이 학생은 뭐 하는 친구냐?’ 이렇게 돼서 인사팀에서 연락이 온 거예요. 그리고 자비롭게도 일종의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저를 뽑아주셨어요. 그런데 제가 경제학과를 부전공했다 보니 파이낸스 팀에 넣어주셨어요. 거기서 전화도 받고 문서 철도 하고 이런 잡일들을 하고 엑셀도 처음 배웠어요. 제일기획 말레이시아 법인에서 엑셀 배우고 온 거죠.

 

제대로 된 경력을 쌓기도 전부터 다이내믹하네요.

대기업에서 일해보니 저는 이런 부품 같은 삶을 살 수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국내로 돌아온 후에 당시 초기 단계였던 스타트업과 산학협력으로 같이 일을 해봤는데 스타트업도 제가 생각한 것과 달리 너무 실망스러웠어요. 이런 경험을 겪고 나는 대기업도 아니고 스타트업도 아닌 것 같은데 문과생이 어떤 조직에 속하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까. 이런 현실적인 고민이 그때 시작된 것 같아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뭐였나요.

지금은 진짜 진짜 오만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혼자 할 수 있는 일 중에 그나마 쉬운 것이 콘텐츠인 것 같았어요. 저는 한국에 머물러있으면 그냥 주변 친구들 따라서 취업 준비하고 적당히 뽑아주는 대기업 들어가서 살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내 콘텐츠 가지고 딱 1년만 테스트해보자.’라는 결심을 하고 졸업식 다음주에 유럽으로 떠났어요.

 

거기서 ‘문화 예술 솔직히 알아서 뭐해? 근데 또 알면 좋긴 해. 재미가 있어.’라는 컨셉으로 따로 공부하긴 귀찮지만 유럽의 문화 예술에 대해 알고는 싶은 사람들을 타겟으로 유명한 유럽 도시에 제가 한 달씩 살면서 미술관과 관련된 콘텐츠를 올렸어요.

 

해보니까 어떠셨나요?

당시엔 제일 잘 되는 플랫폼이 페이스북이어서 페이스북에 그냥 가긴 그러니까'라는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여기에 영상도 올리고 글도 올리고 그림도 올리고 하면서 0에서 1만 명 넘게 오가닉 한 성장을 이뤘고 사람들이 반응해 주는 것도 좋더라고요. 하다 보니까 콘텐츠 업계가 괜찮은 것 같고 스스로 먹고 살 정도는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가긴 그러니까

 

그렇게 계속 콘텐츠를 만들다가 와디즈라는 회사와 연이 닿게 되었어요. 와디즈가 초기에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개념을 만들 때 콘텐츠랑 비즈니스가 완전히 직결되는 사업이라고 생각해서 유의 깊게 보고 있었어요. 유럽에서의 시간이 반쯤 지났을 때 콘텐츠를 쭉 해서 창업을 해볼지, 회사에 가볼지 고민하면서 와디즈에서 콘텐츠를 담당하시는 분께 질문을 한 적이 있었어요. 나도 이 업계에 관심이 있는데 일하시는게 어떠신지, 재미있으신지 이런 것들요.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면 얘기를 한 번 나눠보고 싶다고 말씀드렸었는데 그분이 그걸 반년 가까이 기억하고 계셨다가 제가 한국에 귀국했다고 올린 포스트를 보자마자 혹시 아직도 관심 있으면 이력서를 내보라고 연락을 하신 거예요. 그래서 12월 말에 귀국해서 1월부터 와디즈에 콘텐츠 디렉터라는 이름으로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년 5개월을 다니셨어요.

그 기간 동안 팀장님만 7번 정도 바뀌었어요.

 

와, 얼굴도 다 기억 안 날 것 같은데요?

주니어로서 쉽지 않은 시간이었죠. 그래도 제가 투자 도메인에 관심이 많았고, 와디즈가 말랑말랑한 콘텐츠를 해볼 수 있는 여력이 꽤 있어서 버틴 것 같아요. 오히려 리더가 많이 바뀌니까 제가 하고 싶은 걸 많이 해볼 수 있는 점도 있었던 것 같아요. ‘팟빵’이나 ‘삼프로tv’ 같이 지금은 커진 채널에서 브랜디드 콘텐츠도 해보고 예산을 쓰는 일에 있어서 콘텐츠 직무 치고는 기회를 많이 받았죠. 그렇게 욕심부려서 해보고 숫자가 나오면 또 기회가 생기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경험치가 많이 쌓인 것 같아요.

 

정신적으로 진짜 힘든 시기이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빠르게 많은 걸 경험해 보고 나랑 제일 핏이 잘 맞는 것들을 찾아갈 수 있는 때였던 것 같아요.

 

배우신 것 중에 중요한 것 하나만 꼽아본다면요?

저는 ‘채널이 없는 콘텐츠는 의미가 없다.’ 인 것 같아요. 채널을 염두에 두지 않고 콘텐츠 아이디어만 있거나 어디서 좋은 레퍼런스 들고 와서 던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하지만 콘텐츠를 올리는 채널의 힘이 없다면 잘 되기 어려워요. 그래서 저는 임팩트로 보나 숫자로 보나 힘이 있는 채널을 쓰는 것이 중요하고 기업 콘텐츠는 순수한 콘텐츠로서 나가기보단 반드시 프로모션이나 즉각적인 리워드가 붙어야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 없이 제품 마케팅이 필요하다면 돈을 엄청 많이 달라.(웃음)

 

명확하네요. 수치의 성장을 원한다면 필요한 것들.

이런 것들을 당시에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그렇게 많은 걸 배우고 이직의 시간이 되었군요.

속해있던 사업부가 어려워지고 높은 분들이 많이 나가셨어요. 움직여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와디즈에서 같이 일했던 이사님이 클래스101에서 입사 제의를 주셨어요.

 

클래스101 말고도 선택지가 있으셨을 것 같아요.

맞아요. 선택지가 있었죠. 그런데 제 스스로 물질적 소비에 별로 관심이 없어요. 커머스는 못 가겠더라고요. ‘내가 안 사는 걸 누구한테 어떻게 팔아?’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리고 다음 회사는 꼭 콘텐츠가 메인 서비스인 회사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생각하니까 선택지가 거의 없더라고요. 물론 이사님이 연봉을 많이 올려주신 부분도 마음에 들었고요.(웃음)

 

그런데 여기서는 전략 매니저(Strategy Manager)를 하셨어요.

와디즈에서 마지막에 콘텐츠로 돈 쓰는 일 그만하고 돈을 좀 벌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콘텐츠 유료 구독 서비스를 와디즈 투자자 대상으로 만들었는데 그게 잘 됐어요. 제가 팀장님이랑 서비스도 만들고 마케팅도 다 했었는데 이때 기획자의 정체성이 좀 생겼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사님이 클래스101에 전략팀 리더로 가신 점도 컸고요.

 

많이 다른 직무였을 텐데 어떠셨나요?

힘들었어요.

 

진심이 느껴지네요.

이 시기에 오히려 다시 마케터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공고해졌어요. 전략팀 일을 해보니까 너무 안 맞는 거예요. 그럼에도 주어진 일을 정말 열심히 해봤어요. 시장 조사부터 사업 기획까지 해봤는데 제 일이 너무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콘텐츠 마케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죠.

 

그럼에도 2년이나 하시면서 또 배우신 것들이 있을 것 같아요.

콘텐츠와 관련해서 어떤 지표들을 볼지 많이 배우게 되었고. 콘텐츠 사업이 쉽지 않다는 점도 배웠죠. 무엇보다 조직 전체 구조에서 마케터와 마케팅팀을 보는 눈을 얻은 것 같아요. 회사에서는 원하는 게 명확한 거죠. ‘인풋 대비 아웃풋을 어떻게 보여줄거야?’인 거예요. 당연히 상품은 완벽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지표를 만들어내는 것을 원하는거죠.

 

와디즈 때는 이게 억울했어요. 상품이 완벽하지 않은데 이걸 어떻게 만들어내고 이게 왜 마케팅팀 탓이냐.

 

모든 마케터들의 마음이 아닐지.

전략팀 일을 하면서 회사에 있는 많은 팀들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어쨌든 회사의 목표는 성장하고 적자를 줄이는 것이니까.

 

그렇게 토스뱅크로.

언제까지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욕을 먹어도 내 성과에 대해서 욕을 먹고 당장의 결과물을 보고 싶었고 그중에서 잘할 수 있는게 그래도 콘텐츠 마케팅이라고 생각해서 돌아오게 되었죠.

 

마케터끼리 솔직히 말해서 이 정도 회사들에서 이 정도 연차로 일하셨다면 클래스101에 올 때보다 더 많은 선택지가 있었을 것 같은데 토스뱅크였던 이유가 궁금해요.

일단 금융 업계에 마음이 계속 열려있었어요. 그 상태에서 두 가지 기준을 세우고 찾아봤습니다. 금융과 관련된 곳, 혹은 콘텐츠 전략과 기획이 힘을 쓸 수 있는 곳. 그런데 기존 금융사들은 제가 맛보고 살았던 큰 자유를 누리면서 다니긴 어려울 것 같았어요. 콘텐츠 관련된 곳들과도 얘기를 해봤는데 더 성장하기 위해 채용을 한다는 느낌보다 정체된 성장을 돌파하기 위한 채용이라는 느낌이 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토스뱅크 대표님과 면접 봤을 때 마음에 들었던 건 원하는 걸 명확하게 말씀하신다는 점이었어요. 콘텐츠는 정성적인 특성이 있어서 이런 것도 좋고 저런 것도 좋고 하는 상황이면 답을 알아내기 어려울 수 있거든요. 똑똑하고 정확하고 솔직한 분이라고 느껴서 함께 일해보고 싶었어요.

 

토스뱅크

 

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것들을 잘 찾으신 것 같은데요. 마케터가 되겠다고 결심하신 이유는 뭔가요?

제가 콘텐츠 하는 사람 치고는 숫자에 밝다고 생각해요. 뉴스레터나 알림톡 같은 것들 보낼 때, ‘1번 배너의 이미지를 바꿨더니 효율이 3배나 차이나네?’ 이런 것들이 전 좋은거에요. 근데 어떤 콘텐츠 마케터들은 이런 걸 되게 짜치다고 생각하기도 하거든요. 사실 실제로 짜치기도 하고요.

그쵸. 콘텐츠 자체의 퀄리티에 매몰될 때도 있고요.

맞아요. 그런데 전 목적이 뚜렷하고 그것에 대한 성과 측정도 확실히 되는 게 좋거든요. 필요하면 완성도가 좀 떨어져도 만들어서 내보내고. 이런 타협하는 방법을 연차가 낮을 때 빠르게 배운 것 같아요.

 

특히 그런 것들을 느끼신 적이 있나요?

사실 회사를 다니기 이전에도 느꼈어요. 개인 프로젝트 할 때 정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서 콘텐츠를 올렸는데 반응이 너무 시큰둥한 거예요. 그래서 그다음엔 정말 대충 그린 콘텐츠를 올렸는데 반응이 폭발적인거죠. 짜증은 났는데 콘텐츠는 이렇게 승부 보는 영역이 아니구나. 이걸 느끼고 이 두 가지 중에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나는 숫자 찍히는 걸 보고 싶다는 걸 알았어요.

 

모태 마케터신 것 같은데요. 이제 토스뱅크 얘기를 조금 해볼까요?

토스뱅크는 일단 은행입니다. 그런데 앞에 토스가 붙어서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토스는 혁신과 스피드로 성장한 기업이고 은행은 그러기 쉽지 않은 업종이거든요.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토스와 변하기 어려운 금융업 중에서도 가장 클래식한 은행이 결합되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많아요.

 

본질적으로는 토스가 그랬던 것처럼 고객 입장에서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는 걸 지향하고 있어요.

 

은행업의 특성상 어려운 부분도 많을 것 같은데요.

물론입니다. 무엇보다 사장님 위에도 더 높은 분이 있다는 거. 물론 이런 점 때문에 불편하기도 하지만 국가기관도 설득하고 고객도 설득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서비스일 확률이 높잖아요? 그런 점에서는 제가 지금까지 팔아야 했던 상품 중에 가장 완성도 높은 상품들이 나오는 곳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정말 여러 가지 관점에서 생각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은행’은 정말 클래식한 업종이잖아요. ‘토스뱅크는 이게 다르다!’ 하는 건 뭘까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토스뱅크는 진짜 소비자 관점으로 고민한다는 점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카드를 썼을 때 캐시백을 주는 카드는 많아요. 하지만 즉시 캐시백이 들어오는 카드는 국내에 저희뿐이에요. 통장도 마찬가지죠. 고객이 원할 때마다 이자를 매일 한 번씩 받을 수 있는 건 저희가 처음 시작했거든요.

 

소비자 관점이라는 단어가 이해되는 것 같네요. 토스뱅크의 업무 강도도 궁금한데요.

저는 사실 이전에도 업무 강도가 약한 곳에 있지는 않아서 막 말도 안 되는 수준이거나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특히 여기는 재택이 정말 자유로워요. 아침에 재택 하다가 점심에 출근했다가 다시 재택 했다가 하는 것들이 가능하다 보니까 체력이나 컨디션을 본인이 조절할 수 있다면 충분히 괜찮은 업무 강도라고 생각합니다.

 

콘텐츠 매니저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우선 제 업무가 토스 전체 콘텐츠 매니저의 업무를 대변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릴게요. 저희는 토스 코어부터 증권, 뱅크, 페이먼츠 등이 원팀으로 협업을 많이 하는 구조에요. 토스 피드나 SNS 채널도 공유해서 사용하고 있고요.

 

각각의 사업마다 스테이지가 다르기 때문에 콘텐츠 매니저의 업무도 다 달라요. 뱅크의 경우 출범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죠. 심지어 1금융권인지 모르시는 분들도 계세요.

 

충분히 그럴 수 있겠네요.

그래서 토스를 알아도 토스뱅크를 알리는 건 또 다른 문제에요. 저희는 이 문제에 집중하고 있어요. 토스를 쓰지만 아직 토스 뱅크를 잘 모르시는 분. 토스도 아직 안 쓰시고 토스 뱅크도 모르시는 분들 모두에게 토스뱅크를 인지하고 쓰실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합니다.

 

사실 주거래 은행이 잘 바뀌는 카테고리가 아니에요. 그럼에도 저희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은행이 있다는 걸 잘 알려드리고 고객들이 그것에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디테일하게는 어떤 업무를 하실까요?

토스 앱 안에 있는 오늘의 머니 팁이라는 서비스에서 뱅크 상품과 관련된 시의성 있는 금융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토스뱅크 머니상담소라는 컨셉의 콘텐츠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토스뱅크 머니상담소는 개개인이 변화하는 시장환경에서 돈을 모으고 쓰고 빌리고 불리는 방법에 대해 가진 고민을 해결하는 상품을 만드는 은행, 그 연장선에 있는 콘텐츠 서비스에요. 연령, 성별 뿐만 아니라 개인이 가진 여러 상황에 가장 필요한 형식과 내용을 실험해보고 있어요. 긴 글부터 영상, 숏폼까지 형태에 제약이 있진 않아요. 지금은 특히 숏폼에 집중하고 있는데 영상에도 숏폼이 있지만 저희는 텍스트로도 숏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텍스트와 관련된 다양한 실험들을 해보고 있어요.

 

 

신입들이 할 수 있는 것도 있을까요?

저희도 어시스트를 채용하는데요. 외부 필진과의 협업, 콘텐츠 에디팅, 혹은 짧은 콘텐츠 기획 제작 등을 해보실 수 있습니다.

 

콘텐츠와 관련된 얘기도 해보고 싶은데요. 사실 ‘콘텐츠’만 떼놓고 볼 수 없는게 ‘콘텐츠 마케팅’이잖아요. 콘텐츠와 마케팅은 어떻게 연결해야 할까요?

첫 번째는 역시 채널. 채널이 있어야 콘텐츠가 있다고 생각해요. 고객과의 접점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메시지가 있어도 고객과 대화를 할 수가 없을테니까요. 그래서 입사하자마자 제일 먼저 토스라는 파워풀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과 이야기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토스뱅크 머니상담소를 토스뱅크의 첫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키워볼 생각이에요. 

 

두 번째로는 끝없고 아주 디테일한 콘텐츠 실험과 채널을 확장시킬 수 있는 예산입니다. 고객에게 혜택을 주면 당연히 효과가 올라가잖아요? 가장 흔한 예로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주는 것처럼요. 예를 들어 스타벅스 커피 한 잔 일지라도 ‘월요일 아침 힘드시죠? 스타벅스 커피 한 잔과 시작하세요’라고 하면 CTR이 바로 10%를 찍을 수 있어요. 하지만 같은 콘텐츠도 금요일에 보내면 다를 거고요. 이런게 리워드와 콘텐츠가 섞일 때 나오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는 결국 고객이 원하는 디테일을 찾아야 해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해서 일기를 쓰더라도 조회수가 10인 것들 사이에 30인 글이 있거든요. 그걸 찾아내고 핵심을 아는게 중요하겠죠.

 

콘텐츠를 잘 하는 것과 마케팅과의 연결에 대한 답변이 되는 것 같네요. 그럼 좋은 콘텐츠란 뭘까요?

이건 진짜 모르겠는데요.(웃음) 제가 지금 하는 업무를 기준으로 한다면 토스뱅크 상품 개설 페이지로 고객을 유입시킬 수만 있다면 좋은 콘텐츠가 아닐까.

 

굉장히 목표 지향적이군요. 목표를 달성하는 콘텐츠?

아, 좋은 정리인 것 같아요. 목표가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럼 이제 어떤 사람이 콘텐츠 마케터를 하면 좋을지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세요.

콘텐츠 한다고 하면 아이디어가 넘쳐서 반짝거려야 할 것 같고 크리에이티브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지루함을 견디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콘텐츠 마케터가 회사의 기준에 맞춰서 콘텐츠를 해낸다 해도 대단한 칭찬을 받거나 대단히 중요한 사람이 되기 힘들거예요. 인정받지 못할 수 있어요. 그래서 맷집도 좋아야 하고 스스로 목표를 찾고 달성하는 능력도 있어야 합니다.

 

타겟에 대한 집요함도 필요해요. 내가 타겟으로 삼은 사람들을 쉬는 날에 만나는 것조차 재밌어야 하고 계속 빙의해 볼 수 있어야 하는거죠.

 

쉽지 않은데요.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웬만한 사람에게 추천하지 않아요. 콘텐츠 마케터는 내가 진심으로 이야기를 좋아하고 사람들과 공감하며 인터렉션 하는 걸 좋아하는 분, 콘텐츠가 아니면 안 되겠다 하는 분들이 하셔야 하는 것 같아요.

 

영아님의 마케터로서 비전이 있다면요?

앞에서도 보셨지만 저는 멀리 생각하면서 살진 않아요. 위에서 말한 것과 연결해 보자면 단기적으로는 콘텐츠로 토스 사용자의 80% 이상이 토스뱅크를 쓰게 하는 것에 기여하는 거예요.

 

단기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10대 첫 카드와 통장, 20대 첫 대출은 토스뱅크가 되도록 만들어보고 싶어요. 콘텐츠만으로는 어려운 미션이지만요.

 

마지막으로 콘텐츠란 ㅇㅇ이다.

콘텐츠란 연결고리인 것 같아요. 고객과 비즈니스 간의 연결고리.

 

직관적인 비유네요. 취준생 분들에게도 한마디 해주세요.

'퇴사한 이형'이라는 채널을 항상 챙겨 보는데 강추입니다. 인사팀 출신이셔서 신입사원들에게 주는 팁들이 아주 도움이 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지금 당장 돈을 꼭 벌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스펙 쌓는 방법을 조금 바꿔보시는 걸 권유 드려요. 페이나 조건이 다소 열악해도 내가 해보고 싶은 것과 관련 있는 현업에 도전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주 작은 연결고리라도 만들어 두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대기업 같은 곳들은 최소 요건들이 있으니까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연관되는 현업 업무를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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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나 인터뷰 내용 중 김영아 마케터님께 궁금하신 사항은 아래 메일이나 SNS를 통해 물어보세요! 📩

 

이메일: youngah0313@naver.com

인스타: @whyoungah


김영아님 같이 멋진 마케터들과 커뮤니티에서 얘기를 나눠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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