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 이야기

마케터의 협업

티거멘토 2022. 9. 1. 17:34

마케터는 누구와 어떻게 협업할까요?

협업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지만 회사에 첫 발을 딛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신입으로 마케터 입사를 준비하는 분들은 대부분 마케터 본연의 능력과 경험을 쌓는 것에 집중하시겠지만 입사 후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는 것이 일상이 될텐데요. 그래서 오늘은 마케터는 누구와 어떤 협업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제 경험에 의거해 쓴 글인 만큼 여기에 쓰인 내용이 답이거나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 입사하여 업무를 진행하기시 전에 가볍게 참고용으로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케터와의 협업

다른 직무와의 협업이 있기 전에 당연하게도 마케터와 마케터의 협업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하나의 큰 프로젝트를 동일한 직무의 마케터 여러명이 함께 수행할 때도 있고. 다른 직무의 마케터끼리 일종의 TF(Task Force)팀을 구성해서 협업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협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기획을 하거나 목표를 설정하기 위한 회의도 마케터 간에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일종의 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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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 직군간의 협업에서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점 두 가지는 싱크와 업무의 분배입니다. 마케터끼리 협업을 진행하다 보면 너와 나의 생각이 다른 상태에서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매일 마주 보고 일하는 사이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냐고요? 몇십 년을 집에서 같이 사는 가족끼리도 그럴진대 전혀 다른 삶과 경력을 가지고 있는 두 명의 마케터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어떤 일을 진행함에 있어 끊임없이 동료와 내가 같은 목표를 보며 가고 있는지, 이 목표와 방향성, 방식에 있어서 서로가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며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마케터끼리 일을 하다보면 내가 해야 할 일과 네가 해야 할 일이 흐려질 때가 많습니다. 물론 의사결정권자(예를 들면 팀장)가 강력한 위계를 바탕으로 각자의 업무를 무처럼 잘라주거나 진즉부터 나눠져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비슷한 위계의 비슷한 경력자끼리 협업을 하다 보면 업무의 그레이존(애매한 영역)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마케터끼리 협업을 진행할 때는 업무를 가능한 정확히 분류하고 나눠서 각자가 잘하는 영역의 업무를 책임지고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레이존

 

디자이너와의 협업

회사의 업종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마케터가 마케터 다음으로 많은 협업을 하는 직무가 아마도 디자이너일 것 같습니다. DA광고 영역에 들어가는 이미지, 블로그 글에 들어가는 썸네일이나 영상, 심지어 BTL이벤트나 옥외광고에 들어갈 이미지도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디자인 능력을 보유한 마케터도 많아지는 추세지만 퀄리티 높은 결과물이 요구되는 경우에 디자이너와의 협업은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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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와의 협업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 직무에 대한 이해와 전달성 높은 기획안입니다. 첫 번째 사항은 사실 다른 직무와의 협업에서 항상 필요한 태도이자 능력인데요. 내가 어떤 디자인을 부탁할 때 디자이너가 현재 작업할 수 있는 여유가 있는지, 작업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지,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한 적합한 소스는 있는지 등을 생각하지 않고 디자인을 요청한다면 디자이너와 마케터의 사이는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입 때 이런 것을 충분히 숙지하긴 어렵겠지만 우리는 질문할 수 있습니다. 요청할 때 항상 상대방에게 충분히 질문하고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한 상황에서 협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전달성 높은 기획안을 만드는 것은 마케터의 중요한 능력 중 하나입니다. 이미 회사의 브랜드 가이드가 명확하고 디자이너가 회사에 소속된 지 오래 되어서 척하면 짠인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에 마케터는 디자이너에게 원하는 디자인의 기획안을 어떤 형태로든 전달해야 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을 충분히 표현해내지 못하면 결과물이 나왔을 때 당황하게 될 확률도 대단히 높습니다. 디자이너는 마케터의 필요를 기획안으로 보게 되는 만큼 원하는 바를 제대로 표현한 기획안을 만들 줄 알아야 디자이너와 유려한 협업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말야아 할 말

 

개발자와의 협업

과거에 개발자와 마케터의 협업은 자주 일어날 일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두 직무의 협업은 잦고, 깊어지고 있습니다. 웹과 앱을 막론하고 광고를 위한 기본적인 코딩부터 개인화를 위한 고도화된 코딩, 서비스 자체를 변화시키는 그로스적 코딩, 고객을 트래킹 하기 위한 코딩, 축적된 데이터를 보기 위한 코딩 등 수많은 마케팅 활동을 위해 마케터와 개발자의 협업은 이제 필수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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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들은 종종 개발자에게 '그건 좀 힘들어요'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이 말을 듣지 않도록 협업을 하는 것이겠지만 어쩔수 없이 듣는 경우에는 이 말에 숨어있는 단어를 읽어내고 그 단어를 없애는 방향으로 업무를 요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개발에 있어 본질적으로 '안'되는 건 없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것은 결국 시간과 리소스, 그리고 우선순위의 문제이기에 이 부분을 마케터가 미리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아래 하나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마케터: 개발자님, 3일 뒤까지 페이스북 광고를 위한 기본코드를 코딩해주실 수 있을까요?

개발자: 음, (현재 서비스 개선을 위한 긴급 작업을 이틀간 해야하고, 요청하신 작업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겠고, 어디에 작업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으며, 그걸 찾아보려면 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3일 뒤까지 작업하는 건) 힘들 것 같아요.

 

같은 상황에서 올바른 대처를 하지 못한다면 업무도 진행이 안되고 서로 감정의 골만 깊어질 겁니다. 이런 경우에 마케터가 개발자의 작업과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미리 준다면 어떨까요?

 

  • 페이스북 기본 광고 스크립트를 복사 붙여 넣기만 할 수 있게 준비해서 보내고
  • head 영역과 body영역 최상단에 삽입만 하면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 이것을 작업하는 것은 10분 정도면 가능한 일이기에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3일 이내에 진행만 되면 된다는 걸 알려준다면

위 정보를 마케터가 미리 확인하고 알려준다면 어떤 개발자도 '힘들 것 같아요'라고 말하긴 어렵겠죠. 그리고 이런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 마케터가 기본적인 수준의 코딩 지식이 있다면 개발자와의 협업은 훨씬 더 수월할 것입니다.

 

다들 바쁘니 배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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