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취업/회사

대기업 마케터

티거멘토 2022. 3. 26. 16:13

대기업이란 어떤 곳인가요?

공지에도 있지만 글을 시작하기 전에 다시 한번 고백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대기업을 다녀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주변에 다니는 분들이 계시고 함께 일해봤습니다. 이 점을 감안하고 글을 봐주시길 바랍니다. 대기업이란 곳은 가장 설명이 필요 없는 회사 유형이죠. 세계 경제규모 10위권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취업을 목표로 준비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 기업유형에서 일하길 꿈꾸니까요. 대기업은 말 그대로 큰 조직입니다. 수천 명에서 수십만 명이 하나의 조직으로 일하며 그만큼 규모 있는 매출을 만들어냅니다. 정확히 대기업을 나누는 기준은 없습니다. 카카오나 토스는 대기업일까요 아닐까요? 매출 규모나 시가총액으로 보면 대기업이 아니라고 하기 힘들겠죠, 하지만 일하는 방식이나 업력에 있어서는 스타트업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기존의 아주 클래식한 대기업들을 기준으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하나의 가족

 

대기업 마케터는 어떻게 일 하나요?

기업유형이나 직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대기업 마케터는 일종의 관리자로 일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일부는 완전히 실무를 할 수도 있겠지만 비율적으로 그렇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그리고 만약 실무를 하더라도 대기업 구성원을 지칭할 때 많이 쓰는 단어, 볼트와 너트처럼 일하게 될 확률이 높아요. 자동차 한 대는 약 2만 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집니다. 스타트업이라면 내가 엔진도 되었다가, 프레임도 되었다가, 브레이크가 돼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기업 마케터는 엔진을 고정하는 하단에서 2번째 볼트가 될 확률이 높아요. 이 차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알 필요도, 알 수도 없습니다. 그냥 나는 이 엔진이 하부에 잘 고정되도록 하면 그만이거든요. 그렇지 않고 관리자가 된다면 수많은 에이전시와 협업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높은 예산을 쓰게 되겠죠. 실무는 잘 모르지만 끊임없이 전략을 고민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에이전시를 관리하게 됩니다.

  • 실무를 하게 된다면 한가지의 좁은 일을 꾸준히 수행
  • 관리를 하게 된다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에이전시 관리
  • 전략과 목표에 대한 고민

 

대기업 마케터의 장단점

장점 👍

대기업 마케터의 첫 번째 장점은 높은 마케팅 예산을 써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장점이 왜 중요하냐 하면 대기업이 아니라면 경험 자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대기업이라고 항상 높은 마케팅 예산을 가진건 아니지만 수십억을 쓰는 마케팅을 경험해볼 수 있는 곳은 대기업이 거의 유일합니다. 돈을 많이 써보게 되면 매체에 대한 이해도가 비교적 넓어지고 퀄리티 있는 에이전시들과 일하는 경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체계적인 배움과 팀의 존재입니다. 대기업은 위계가 강하고 수직적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걸 긍정적으로 보자면 나보다 경험 많은 사람들이 있고, 겪어야 할 실패와 실수가 이미 학습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주니어에게 대단한 장점이 아닐 수 없죠. 마지막은 역시 보상과 커리어패스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저는 갈수록 이 장점이 가장 큰 장점이 되어간다고 생각합니다.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사실이죠.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구요. 오래 일하고 커리어패스의 방향이 다양해질수록 첫 직장, 그리고 이전 직장은 더 중요해집니다. 사람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누군가의 과거, 그리고 그 사람을 대변하는 요소들로 사람을 판단하거든요. 그것은 실력에 있어서도, 보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한다는 건 그런 면에서 다른 유형의 회사들이 본질적으로 가지기 어려운 '기회'를 부여합니다.

 

단점 👎

물론 대기업이라고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첫 번째는 볼트와 너트의 폐해를 들 수 있겠죠. 과거에 제가 마케팅 스터디를 운영할 때 실제 대기업 출신의 시니어가 오셔서 본인은 실무를 전혀 몰라서 스터디에서라도 배우고 싶다는 말을 하신적이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관리업무에 치중하다 보면 이렇게 실무를 알 기회가 거의 없을 수 있습니다. 예전처럼 대기업에 입사해서 퇴임할 때까지 다닌다면 이것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요즘 같은 대퇴사 시대라면 이것이 꽤 중요한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모든 일에 내 생각이 들어갈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대기업에 입사하면 장점에서 말한것처럼 나는 아주 작은 볼트입니다. 생각하는 볼트 보셨나요? 나는 윗 분들이, 팀장님이, 혹은 원래 프로세스대로 열심히 굴러갈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 생각이 일에 개입되거나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쉽지 않겠죠. 이런 단점은 보람의 문제로 연결되기도 하고 어느 순간 '내가 뭐 하고 있지?'라는 현타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대기업을 퇴사하는 분들이 퇴사를 결심하는 포인트로 가장 많이 꼽는 단점이기도 합니다.

 

대기업 마케터는 누구에게 추천하시나요?

솔직히 말하면 대기업 마케터는 모든 취준생에게 추천합니다. 만약, 들어가실 수 있다면요. 저는 위에서 말한 세 번째 장점은 어떤 단점도 상쇄되는 압도적인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회사를 안 다녀보셨다면 제 말이 크게 와닿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나는 실무능력을 키우고 싶고, 내가 고민하고 생각하며 일하고 싶다는 확고한 마음이 있다면 대기업 마케터만이 답이 아닌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커리어가 3년, 5년, 10년쯤 되셨을 때 제가 말한 '기회'를 부여받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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